우리 사랑일까? (알랭 드 보통)






지인의 추천으로 “우리는 사랑일까?”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전작도 읽어 보았던 터라  쉽게 읽었네요. 두 사람이 만나고 해어지는 과정을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고 있는데 그 분석이 책 한권에 들어가다 보니 다소 심층적이지 못한 점이 아쉽긴 했지만 즐거운 책읽기였습니다.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역시 “촉매” 챕터였습니다. 간추리자면 누군가의 욕망이 다른 누군가의 시선을 통해서 충족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죠. 음식점에 가서 내가 어떻게 느끼는가보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느끼는가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일차적으로 생각해볼 때 욕망이라는 것은 매우 자주적이고 즉각적이며 불연속적이고 또 우연한거죠. 갑자기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거나, 물을 마시고 싶다거나, 화장실에 가고 싶다거나,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거나. 이런 욕망들은 실재로 자주적이고 즉각적이고 불연속적이고 우연적입니다. 그러나 욕망의 종류가 바뀌게 되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죠. “돈을 많이 벌고 싶다.” 라던가 “어떤 옷을 사고 싶다.” “유망한 대학에 진학하고 싶다.” “잘 먹고 잘 살고 싶다(흔히 말하는 웰빙?).” 라던가 하는 욕망들은 곰곰이 생각하면 온전히 나로 비롯하는 것이 아닙니다.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비롯하는 거죠. 욕망조차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빚어지는 겁니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지상 과제인 세상, 유행을 따라가야만 멋진 옷차림인 세상, 남들처럼 잘 먹고 잘 살아야 하는 세상에 사는 사람들의 욕망이라는 것은 아주 통일적이고 연속적이고 또 필연적입니다. 그런데 이런 욕망들은 욕망의 주인을 소외시킵니다. 왜냐하면 욕망이 비롯한 이유나 그 성취방법이 모두 타인의 시선을 통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추구해야할 무엇인가가 다른 누군가로부터 주어지고 또 다른 누군가에 의해 충족되는 것이라면 그것을 충족하는 삶이 과연 행복할까요?


사람은 누구나 혼자일 수 없습니다. 외롭지 않기 위해서, 나를 알기 위해서, 혹은 다른 여러 이유로 자신 외의 무언가를 바라죠. 그리고 주인은 노예가 됩니다. 호랑이의 멋진 가죽이 결국 호랑이를 밀림 안에서만 살게 하듯이 말이죠. 아마 우리가 불행한 이유는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by 코나 | 2008/06/28 02:27 | 감상문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kona.egloos.com/tb/3802636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